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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Y8 : 출퇴근 산책
    Handal/반달쓰기 2020. 5. 28. 23:39

     

    (분명히 지난번에도 글을 쓰다가 날려서 조급하고 허무했던 기억이 있는데, 개선할 생각은 못하고 또 날려먹었다....)

    직장생활을 한 지 5년차, 대중교통이나 걸어서 출근해 본 적이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초반에는 버스를 두 번이나 타야 할 정도로 집이 멀어서 어쩔 수 없이 차를 타고 다녔는데, 이사를 온 후로는 버스도 한 번에 오가는 게 생겼음에도 차가 편하고 익숙했다. 그 거리는 카카오 맵이 알려주길, 2.5km / 39분 소요 / (한 번 걸어보니) 3,500걸음 정도이다. 귀찮음에 차에 실려 다녔으나, 운동부족에 허덕이는 나는 퇴근길 정도는 걸어서 다니려고 요즘 들어 노력 중이다. 그런데 어제 갑자기 이 정도면 출근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에 바로 다음 날 알람을 바꿔서 맞추어 두었다.

    내가 예상한 기상시간보다 일찍 일어나서, 옷도 한 번 더 챙겨보고 모닝 커피도 마셨다. 그냥 걸어가기에는 심심하니 에어 팟을 찾아 출근 송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딱히 출근길의 재생목록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유튜브 추천의 힘을 빌렸다. 어차피 나는 노래를 단순히 듣고 있기만 하지, 마음에 드는 곡이 아닌 이상 가수와 제목과 가사를 곱씹으며 듣지는 않는다. 그래서 대충 아침 산책에 어울릴만한 제목을 찾고 재생을 눌렀다. 재생목록에는 약 20여 곡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오늘따라 가사가 잘 들리는 노래가 있었다.

    * 그레이(GRAY) - “하기나 해”

    아니 이렇게 뼈를 때리는 말이 있어도 되나? 싶었다. 하기나 하라니. 심지어 쓸데없는 생각 그만하고 하기나 하란다.
    뭐든지 걱정만 많으면 잘될 것도 되다가 안되니까 그냥 하기나 해, 어차피 생각대로 되는 것도 아니니깐 재밌게 즐기자구 그냥 하기나 해. (가사 일부)
    걸어가는 출근길 30분 내내 나도 모르게 반복재생을 하고 있었다. 안 그래도 얼마 전에 소극적 완벽주의에 대한 글을 보게 되었는데, 머릿속은 완벽주의적이나 실행력이 부족한 성격을 말한다고 한다. 그 특징들을 보면 완벽하지 않으면 시작도 하지 않고, 완벽주의를 기반으로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열정을 다한다고 말한다.
    나도 몰랐던 내 이야기들이 잘 정리되어 있는 것을 보고 반성하게 되었다. 인생의 모토인 ‘평균만 하자’는 이것을 의미하나 싶기도 했다.

    시작도 하지않고 지레짐작하여 걱정의 김칫국만 잔뜩 마시고 포기한다. 이게 그 일을 포기한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사람들이 나에게 거는 기대와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이 완벽했으면 싶고 그것이 스트레스로 다가와서 그만 내려놓고 마는 것이다. 그렇게 살아온 지 거의 30년이 다 되어가는데, 오늘 이 노래는 나를 제대로 가격했던 것이다. 완벽하고자 하는 나의 마음을 기특하게 여기고 실수가 있거나 무너지더라도 스트레스받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내가 되면 좋겠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고 그것이 두려워서 내려놓기보다는 도전하는 것들에 힘을 주고 의미를 찾는 것이 더 멋져 보인다. 지금 글을 매일 쓰는 것도 엄청난 도전이었는데 어느새 8일 차를 달리고 있다. 이 활동을 계기로 생각과 행동이 더욱 발전하여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내가 되어야겠다고 오늘도 다짐해본다.

    그래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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