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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0 : 나의 지난 10일간Handal/반달쓰기 2020. 5. 30. 19:54
반달쓰기를 하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
열심히 썼던 글이 오후 11시 50분경 발행이 되지 않고 백지상태로 되었을 때... 정말 열심히 생각하며 적어 내려 갔다고 생각했는데 무슨 내용을 썼는지도 생각이 안 나게, 머릿속까지 백지가 되었다. 한 번이면 좋은 경험을 했구나 하고 넘어갔을 텐데 바보같이 다음에 똑같은 일을 또 저질렀다. 이젠 다시는 패드로 작성하지 않는다. (부들부들)
반달쓰기를 끝까지 해낼 수 있었던 이유는
혼자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일기 쓰기였다면 분명 3일도 못 가서 그만두었을 것이다. 인증해야 한다는 약간의 강제성과 함께 걷는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부담스럽지도 않았고 과제 같다는 느낌도 없었다. 다른 분들의 생각과 글을 읽는 것도 큰 배움이라고 생각했고, 글을 쓰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감정을 쏟아놓으니 마음도 편해지는 게 기분이 좋았다.
지난 10일간 짧다고 하면 짧고 길다고 하면 길게 느껴진 시간이었다. 인증글을 올리고 올려주신 질문지를 읽고 잠이 든다. 그리고 일하는 내내 무슨 내용을 쓸까 하는 고민으로 정신없이 시간을 보낸다. 퇴근하고 잘 준비를 하고 나서 패드를 들고 키보드 전원을 켜서 첫 줄을 어떻게 시작해야하나 생각하기 시작한다. 일단 무작정 감정적인 것들을 쏟아낸다. 그리고 다시 읽어보며 정리를 한다. 차분해지는 마음과 함께 '음, 이 정도면 괜찮은가.' 하는 느낌이 들면 완료 버튼을 누르고 밴드를 열어 인증글을 쓴다. 다시 잘 올라갔나 핸드폰으로 확인 후 기분 좋게 잠이 들었다.
무언가 꾸준히 해본 적이 없어서(출퇴근이나 학교 수업 외에 다른 것들) 매일 한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습관이라는게 굉장히 무서운 거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7~8일 차쯤 매일 글을 쓰는 분께 정말 대단하다고, 나는 내 감정을 쏟아내기도 바쁘고 정리도 안되는 데다가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 너무 글쓰기를 쉽게 생각한 내가 부끄럽다.라고 함께 얘기할 수 있었다. 이제 시작한 새내기지만 지난 10일간 너무 행복했고, 좋은 습관이 될 것 같아서 더 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긴다. 안 그래도 복잡한 것들이 많은 시간이었는데 더 힘들거나 우울해지지 않고 이번 주를 보내서 행복하다. 함께 글을 올리며 달려준 분들께도 소소한 감사를 전하며, 또 매일 응원해주신 분들께도 감사하다.
한 걸음 성숙해진 내가 된 것 같아서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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