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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는 곳Handal/반달쓰기 2020. 7. 19. 23:16
행복한 고냥쓰 단순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복잡한 판단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제 그렇게 생각하고 오늘 하루를 지낸 결과 큰 스트레스 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아침에 비가 쏟아져서 공기가 습하고 꿉꿉해서 한 번쯤은 화낼 법도 한데 그렇지 않았다. 생각들에게 약간의 평화가 찾아온 듯하다.
나는 단체브레이커다. 내가 몸담았다가 탈퇴하기 전에는 뭔가 내부 분열이 일어나거나, 결과적으로 어중 한하게 해체가 된다. 내가 그 모임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내가 없으면 모임이 유지되지 않거나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꼭 내가 탈퇴하기 전 단체 분위기가 뒤숭숭해서, 벗어나고 나서도 잘 유지가 되고 있음에도 괜히 찝찝한 마음이 남아있다. 그건 내가 온전히 즐기지 못한 미련일까? 물론 이런 마음은 내 이상한 생각으로부터 나오는 것도 인지하고는 있다. 감정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을 뿐.
어린 마음에 열정적으로 함께 했던 사람들이 있다. 내 성격에 낯도 엄청 가리면서 이상하게 잘 어울렸다. 그러다 2018년, 본의 아니게 멀어지게 되었다. 멀어지게 된 이유는 외부적 요인이 컸었는데, 어제 그 과정은 모르지만 결과를 전해 듣게 되었다. 그래서 나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깐 했었다. 그렇다고 미운 사람들은 아니었고 항상 마음에 담아두었으나 가까이하지는 못했는데 그 일을 나눌 수도 없는 상황이 안타깝고 슬펐다. 함께 걷는 일의 또 다른 기쁨을 맛보게 해 주었고 순간마다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로 가득해서 신선하게 와 닿았다. 그 일이 있기 전에 물론 나쁜 생각을 해보긴 했지만 저주를 한건 아니었기 때문에 더 신경이 쓰인다. 그저 함께 같은 목표와 같은 열정으로 걸어온 것뿐인데 상황이 이렇게 되니 참...
2018년 2월 27일 당시의 감정을 읽고 또 아련해진다.
‘그렇게 얌전히 지내온 지 4년, 분위기도 바뀌고 사람들도 달라졌지만 그 마음만은 그대로였다. 물론 힘들때도 있었다. 내 소리를 안 낸다던지, 몇 연차인데도 발전이 없다는 말들은 지금까지도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연습을 가지 않기도 했고 때려치울까 고민도 했지만 그래도 함께 하는 사람들과 노래 하나만 보고 버텨왔는데, 막상 이렇게까지 오니까 눈물이 났다.
그저 노래가 좋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인 것으로 달려왔는데 그동안의 모든 것들이 부정당하고 부질없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이렇게 쉽게 한 순간에 무너질 것들이었는지. 사람의 욕심과 자존심은 함께하는 힘보다 더 큰 것이었는지 .. 하며 울컥했다. 그것들이 우리를 갈라놓은 것 같아서.
그냥 그런 아쉬움이었나보다. 더 열심히 할 걸, 한 걸음 더 다가가 볼걸, 조금 더 즐겨볼 걸 하는.. ‘
2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보니 별 일 아닌 것 같기도 하고 (₊·*◟(⌯ˇ- ˇ⌯)◜‧*・) 오늘 공통 질문지의 ‘사람들이 당신에게 해준 최고의 말’은 이 일에 대해서 거의 하루에 한 시간 이상을 얘기했었는데, 부모님이 너무 크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시며 내가 마음 가는 곳(현재)에 충실하게 행동하고 있을 때 잘하라고 하셨다 ^^. 마지막 후회의 문장을 보니 남은 20대를 더 열정적으로 지내야겠다는 반성을 한다. 이제는 평범함을 충분히 즐겼으니, 개성 있게 살아봐야지 ◡̈'Handal > 반달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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