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중에서 가장 쉽지만 어려운 일을 꼽으라면 상담일 것이다. 특히 전화로 하는 상담인데 가만히 앉아서 말 몇 마디만 하면 끝일 것 같지만, 일상 대화가 아닌 업무에 관련한 통화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기록이 남지 않는 만큼(녹음 기능을 사용하는 사무실 말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내용을 잘 메모해둬야 한다. 깔끔히 일만 얘기하고 끝나면 얼마나 좋을까? 가끔 전화로 감정을 쏟아내시는 분들도 있다. 서비스업이 다 그럴 거라고 하겠지만, 목소리만으로 성희롱을 하거나 말투가 마음에 안 든다며 화를 내는 사람도 있다. 글뿐만 아니라 말에서도 의도와 다른 해석과 평가로 피곤 해진다는 걸 깨달았다. 더욱 힘든 일은 윗사람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어물쩡 넘어가는 것이다. 🤷🏻♀️
유독 여름이면 더 심해진다고 느낀다. 심지어 올해에는 뜻하지 않은 경기불황도 있고 장마와 더위도 일찍 찾아왔다. 왠지 기분탓이겠지만 사람들이 더 예민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연초에 소비하려는 움직임도 적었고 그나마 긴급 생활지원금으로 약간 풀리는 중에 돈을 쓰려는 마음과 아끼려는 마음이 공존해서 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이다. 나도 물건 하나를 구매하더라도 삼일은 넘게 고민하는데, 하다못해 다른 사람을 위한 물품이면 더 예민하게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7828997&memberNo=30630387&vType=VERTICAL
그렇게 나는 입에 죄송하다는 말을 달고 산다. 아직까지 고객이 왕이라는 분위기가 사라지지 않은 듯이 죄송하다고 말하지 않으면 건방진 회사가 되고 이해 안되는 직원이 된다. 인정할 수 없는데 인정하는 건 엄청난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2018년 감정 노동자를 위한 법안이 생겼다고는 하나 아직 크게 와 닿지는 않는다. 사회가 변하기를 바뀌기를 바라느니, 나의 ㅇ평화로운 마음을 위해 스트레스를 분산하도록 나에게 집중하는 게 나은 것 같다는 다짐이다. 고운 말을 듣고 싶으면 곱게 말하도록, 어른들을 일반화해서 마음 닫고 일하지 않게 조금 차분하고 넓은 마음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