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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과 삶의 균형
    Handal/자기 발견 2020. 12. 5. 23:48

    # 나에게 일과 삶의 균형이란, 일하는 공간과 시간/내 삶의 영역이 분리되는 순간
    4학년 2학기 때, 하루 수업만 들으며 남는 시간은 엄마가 일하는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라고 했었다. 내게 알바 경험은 방학 때 친구 따라갔었던 백화점 신발매장과 수학학원 보조교사 정도였다. 용돈을 아껴서 생활하는 것도 충분했으므로 돈을 더 벌어야 한다는 욕심은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일하다 취업하면 되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그 아르바이트에 수락했던 것 같다. (당시 상황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크게 하는 일 없이도 시간을 채우는 것만으로도 돈이 들어오니 괜찮은 장사라고 생각했겠지. 사람들이 첫 직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닐 텐데, 아주 바보 천치가 따로 없었다. 단지 쉬운 길이라는 이유만으로 짧은 머리로 계산한 것이, 아는 사람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세속적인 말로는 낙하산이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엮여있는 건데, 가족과 이어진 회사다 보니 퇴근을 했지만 퇴근하지 않은 느낌이 드는 게 가장 크다. 그래서 지금은 일과 삶의 구분이 잘 가지 않지만, 그 균형이 맞는 순간은 나의 공간이 분리되어야만 실현 가능한 것 같다.

    # 나에게 일은 집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
    어릴 때 엄마는 전업 주부셨고, 아빠의 외벌이로 살고 있었다. 그러나 아빠가 구조조정을 당하신 이후로 넷이 먹고살기 힘들었음을 느낀다. 그때는 가정 형편에 대해서 부모님이 우리에게 말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분위기로만 알 수 있었다. 외식은 기념일이나 상장을 타 왔을 때만 가능하고, 간식은 최대한 엄마가 만들어주시는 내에서 만족했다. 가장 큰 부분은 취미 학원이었는데, 남들이 가길래 다니라고 한 피아노 학원은 나는 다녀도 동생은 다닐 수가 없었다. 학교에 실내 수영장이 생겨서 수영 수업을 듣고 싶어도 피아노와 수영 중에 선택을 해야 했었다. 그런 순간들 속에서 눈치로 자란 첫째는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피아노도 수영도 싫고 괜찮다고 말한다.

    이렇게 눈치 보는 생활은 나에게 ‘저 사람은 나의 이런 말에 이렇게 대답할 거야.’ 라며 김칫국을 마시는 마음에 일조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두 번 퇴사를 시도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모님이 받아주지 않으신 것도 있겠지만, 어차피 내 의견을 부모님께 말해도 듣지 않고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그래서 그냥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포기해 버렸다. 그래서 훈련된 마인드로 내가 독립하기 전까지 이 집에서 살아야 하니, 집주인 말을 잘 듣자는 모드로 가족회사는 그저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자고 다짐했다.

    #지금 내가 일하는 이유는 집안 상황을 완화시키기 위함이고, 보탬이 되는 것. 그리고 독립자금을 모으는 것이다.
    사장님의 기억이 머무르는 2017년(2년 차)에, 내가 사장님께 “저는 엄마를 도와주기 위해서 여기에서 일하는 거예요.”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물론 나는 그런 기억이 없다. 사장님 혼자 다른 꿈속에 다녀오셨는지는 모르겠다. 처음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때의 마음가짐은 ‘학교 가지 않는 날에 용돈이라도 벌자’였다. 직원으로 정식 등록을 한 이후로는 세무조사가 걸려서 많은 일을 엄마가 혼자 옴팡 뒤집어쓰고,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퇴근이 새벽 3~4시. 심하면 5~6시여서 ‘엄마를 도와주자’라는 마음을 먹었다. 마지막으로는 어떤 것도 해결되지 않을 시간이라 ‘그냥 월급 모아서 독립하자’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 그래서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시간이다.
    지금 상황에서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빼면, 남는 것은 퇴근 이후의 시간과 성당에서의 활동이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에서라도 힘을 발휘하고 싶고, 나를 알아야 바로 서있고 싸울 수 있을 것 같다. (자기 발견하는 이유!) 그래서 내가 성당에서의 유대감과 활동에 더 집착하는 것 같다. 나의 유일한 쉬는 시간이라고 여겨서?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더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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