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al/미니멀

나의 지난 반달

희희정 2020. 8. 15. 23:52


가장 마음이 많이 담긴 글은 550일의 감정 - https://vivace417.tistory.com/m/76 이다.
내가 써 놓고도 읽을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지는게 온 힘을 다해 감정들을 담아내긴 했나 보다. 그러나 글에 다 담아냈다고 해서 아직 정신적으로도 깨끗이 비워진 건 아닌 것 같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마주쳤으면 어땠을까 싶었는데 오늘 예고도 없이 만나서 ‘안녕하세요’ 한 이후 한 시간 내내 혼란스럽고 숨이 막혀서 어쩔 줄 몰라했다. 나중에는 그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나만 유난 떠는 것 같아서, 안절부절못함은 내버려 두기로 했다. 나의 위치와 내 자리에서 열심히 하기로 했다. 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면 된다. 마침 다른 할 일들을 찾은 것 같기도 하고.

https://brunch.co.kr/@naong2/67?utm_source=pf_brunch&utm_campaign=weekly
이번 주 브런치에서 이런 글을 배달받았다. 말투에도 쿨톤과 웜톤이 있다는 것인데, 웜톤 화법에 대한 내용이 굉장히 많이 와닿았다. 안 그래도 요즘 나는 왜 이렇게 이성적이지 못하고 나와 타인의 감정선에 좌우되며 살아갈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와중에 감사하게도 이 글이 배달되어 깜짝 놀랐다. 이 글을 읽기 전에는 딱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감정과 분위기를 잘 읽고 대처하는 거야.’ ‘잘 들을 수 있고 깊은 공감을 할 수 있어.’라고 매번 감정적인 글을 쓰는 나를 인정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조금 혼란스러웠는데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

가장 현생 미니멀과 가까운 글은 비우는 Day - https://vivace417.tistory.com/m/80 이다.
어떻게 되었건 생각은 원래 많고 계속 새로운 생각과 고민거리가 생기니 한 번에 비울 수는 없지만, 8월 초 계획했던 것들을 계속 하지 못해서 찜찜함이 남아있었는데 거의 한번에 해치워서(?) 기뻤다. 비움의 시원함과 뿌듯함을 알게 되었고 약간의 재미도 찾았다. 내일도 공용물품을 잔뜩 정리하기로 했는데 꼭 비포를 사진으로 남겨두어야겠다. 몰아서 했지만 가장 뿌듯한 기억으로 남는다.

8월 계획에서 사무실은 일단 내 자리를 목표로 깔끔하게 정리되었고, 나를 비우는 건 거의 1식만 유지하고 있다. (오늘 저녁 치맥..) 피티.. 운동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만 쉽사리 발걸음이 안 떨어지는 이유는 왜일까.. 핑곗거리부터 생각이 난다. 과거의 기억들은 일단 보관 중이다. 하지만 마음은 떠나보내서 시원하다. 매일 안정감을 위해 들고 다니는 손가방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카드지갑/립밤/교사실 키/핸드폰만 작은 가방에 들고 다닐 수 있다. 전날에 손대지 않은 물건이 있다면 다음 날에는 옆에 빼두고 가져가지 않으니 훨씬 가벼워졌다. 마지막으로 가장 문제는 집 정리인데, 동생이랑 방을 같이 쓰다 보니 공유지의 비극이랄까... 누구도 손을 대지 않는 상황에 겨우 현상유지를 하고 있다. 남은 15일은 곤도 마리에의 영상을 참고하며 내 방을 정리하는 기간을 가져야겠다. 어제의 비우기처럼 남은 비우기도 잘 될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