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al/반달쓰기

눈치, 예의, 편애

희희정 2020. 7. 20. 23:30

1. 빨라서 나쁠 건 없다. 하지만 느리거나 없으면 관계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모두가 식사 준비를 하는데 혼자 핸드폰을 하고 있다거나, 초대해준 사람을 앞에 두고 제 할 일만 한다던가.

핸드폰을 하지 말라고 하거나 일을 도우라고 하면 꼰대가 될 것이고, 하고싶은 대로 내버려 두자니 다른 식사 준비를 돕는 사람에게도 미안해지고 신경이 쓰인다. 손님을 집에 초대했는데 손님이 집주인에게 집중하지 않고 본인 할 일만 챙기고 있으면, 애써 마음 써서 집에 초대해 준 사람을 무시하는 꼴이 된다. 그렇다고 내가 주인이니 나에게 집중하라고 말하는 것도 어렵다. 손님은 하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로 불편한 상황을 만드느니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경우 조금 더 상대를 신경 쓰고, 상대에게 집중해서 좋은 대화와 관계를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2. A는 상사의 말을 잘들어주고 함께 토의한 새로운 프로젝트 내용을 팀원들과 공유하며 일단 실행해본다. 실행의 과정을 공유하며 피드백도 받고 일정을 수정도 해보며 맞추어나간다. 기본적으로 일에 애정이 있으며 팀원들 간의 친목도 우수하다.

B는 상사의 말을 듣기는 한다. 당시에 무슨 내용인지 이해는 하지만 막상 자리에 돌아와 팀원들과 나누려면 설명이 부족하다. 다시 상사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근처에 높은 연차의 다른 팀원에게 프로젝트 방향을 논의해본다. 일과 친목은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사가 나라면 지시에 잘 따르고 행동하는 A에게 더 신경이 쓰일 것 같다. 그렇다고 A랑만 일하기 위해 B를 배척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두 사람의 성향이 다를 뿐이다. 사람의 성격과 특성이 다르니 둘을 비교할 수는 없다. 상사는 다름을 인정하고 다른 피드백을 전달하여 모든 팀원의 프로젝트가 성공리에 마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3. 받아보고 해본자로써 참 애매한 입장이다. 

그저 하던대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고, 프로젝트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시간을 들여 조사도 많이 하고 여러 시도도 해봤다. 다른 누군가가 색다른 방법을 사용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모방하여 창조해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했고 행동으로 옮겼다. 그것이 잘난 척이 되고 여우짓이 된다. (덧붙이자면 돈 받고 하는 프로젝트는 아니다.)

좋지 않은 것으로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100의 사랑을 컴퓨터마냥 정확히 N 등분하여 나누어 줄 수가 없다. 나의 심장은 1개다.

여기까지는 내 입장이지만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 상대방도 나만큼 주어진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했을 것이고, 현생에 치여 없는 시간에도 먼 거리를 오가며, 남는 작고 작은 시간에 쉼을 멈추고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것이다. 사람에게는 쉬는 시간이 필요하고 상대는 시간을 쪼개기 어려워 그 시간조차도 사용하여 참여했지만 나에 비해서는 터무니없이 적은 양이다. 그럴 이유가 있었겠지.라고 생각해주자.

 

(어떤 오빠가 쓴 글형식을 보고 따라 써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