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부주일학교/복음나누기-행사이야기

조용한 회합 - 복음 나누기

희희정 2020. 9. 3. 23:56

오늘 얻은 강화도 사진

"그가 네 말을 들으면 네가 그 형제를 얻은 것이다."

이 말씀이 와 닿았는데요, 저에게 딱히 지은 죄가 있는 건 아니지만 막내 생각이 났어요. 얼마 전에 둘째가 '언니 출생의 비밀을 알아냈어. 언니는 아빠 닮은 거야.' 라며 어릴 때 사진을 보여줬어요. (동생들은 다 엄마나 아빠를 닮았는데, 저는 부모님을 별로 안 닮은 것 같다고 들었었는데 누구더라..?) 이 사진을 시작으로 가족들과 엔드라이브에서 어릴 적 사진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사진 속의 우리 모두는 다 젊고 예쁘고 귀여웠더라고요 :D

초등학생일 때, 7살, 9살 차이가 나는 어린 동생이 생기고 우리는 신기했습니다. 얘가 하는 모든 행동들이 예쁘고 귀여웠고 누가 안아줄지 누가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오는지로 싸울 정도로..ㅋㅋ 이 정도로 사랑을 줬었던 동생이 중학교에 들어간 이후로(아마) 저와 엇나가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내 말을 안 듣고, 부모님 생각 안 하는 게 싫고, 생각 없이 해달라는 거 다 해주니까 기고만장한 모습이 싫었어요. 하나가 싫으니 계속해서 싫어지는 모습이 많아지고, 한 번은 작정하고 앞에 놓고 대화를 시도한 적이 있어요. 솔직하게 얘기해주면 우리가 도와주겠다, 부모님과의 사이에서 이미지 메이킹만 잘해도 혼날 일은 없다. 그런데도 안 듣더라고요, 결국 부모님께 말해서 삼자대면(?)도 했지만 그때 잠시뿐, 제 맘에 안 드는 건 여전하네요 🤷🏻‍♀️사랑은 관심에서 시작되고,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라던데 - 저는 이후로 제 마음에서 동생을 놓았습니다. 그래서 얘가 뭘 해도 아무 감정이 없는 상태에 있어요.

이번 주 복음에서 형제가 죄를 지으면,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타이르라고 하신 말씀에 저는 제 기준대로 동생을 싫어하고 관심을 끊었지, 제대로 얘기해 본 적이 있나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동생은 학교에서 힘든 일이 많았고, 그럴수록 가족보다 친구관계에서 위안을 받고 친구가 더 소중한 상태더라고요. 우리의 관심과 사랑이 얼마나 부족했으면 밖에서 그걸 채울까 하는 생각에 반성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나와 비슷한 마음과 생각에 더 크게 부딪혔던 건 아닐까, 또는 제가 자라온 모습과 다르고 나도 그러고 싶었던 모습을 쟤는 스스럼없이 해서 부러웠던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아예 관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변하지 않는 상황에 답답한 마음이 들어서 가끔 둘째와 밤새 떠들기도 합니다. 🤦🏻‍♀️ 이제 와서 뭘 해주거나 변화를 주고 싶지는 않지만, 제가 할 수 있는 큰 마음은 기도밖에 없는 것 같아요 *_* 수능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계속 코로나로 난리라 뒤숭숭할 동생과 고삼몬들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한주 보내봤습니다 하하.

출생의 비밀을 알아낸 사진과, 전에 나눔 때 얘기했던 노래 같이 듣고싶어서 올려봅니다! 사랑합니다♥
—————————————————————
라고 준비했는데, 회합 알림이 없어서 아쉬웠다...

오늘은 일하는 시간이 유독 힘들었다. 본인도 이런 눈치를 인지하고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견디기가 숨 막히고, 나는 이럴 때마다 세상에 기댈 사람 하나 없고 죽는 것이 더 편하다는 생각이 튀어나오게 된다. 그래도 다행인 건 예쁜 구름 같은 사람과 이야기하고 시간을 보내면서 편해졌다. 피곤할 텐데도 가겠다고 하니 선뜻 오케이 해주고 잘 들어주고 함께해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리고 늘 옆에서 바보 같은 언니 투정 들어주는 둘째도.. 덕분에 마음 편한 저녁시간을 보내게 되어서 감사하다!🍣🍜